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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cahdhrel 님께서 미니게임으로 3,000포인트를 얻으셨습니다.

3장. 합리화 : 멈출 수 없는 기차

  • 슬롯박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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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01-15

“공부가 부족했던 거야. 운이 없었던 게 아니라, 전략이 없었던 거지.”

200만 원을 잃고 돌아온 다음 날, 나는 자책 대신 합리화를 선택했다. 내가 멍청해서 잃은 게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. 나는 PC방 구석 자리에 처박혀 밤새도록 유튜브를 뒤졌다. ‘강원랜드 이기는 법’, ‘바카라 그림 보는 법’, ‘시스템 베팅의 정석’... 화면 속 자칭 전문가들은 그럴싸한 말들을 쏟아냈다. 그들의 말은 내게 복음처럼 들렸다. 그래, 저대로만 하면 돼. 지난번엔 내가 흥분해서 시스템을 어긴 게 패착이었어.

문제는 자본금이었다. 총알이 필요했다. 핸드폰 주소록을 열었다. 스크롤을 내리며 돈을 빌릴 만한 사람을 찾았다. 자존심? 그런 건 사치였다. 가장 만만한 건 어머니였다.

“어, 엄마. 나야. 잘 지내지?”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. “나 이번에 지방에 큰 공사 현장 관리직으로 들어갔어. 근데 현장 소장이 보증금을 좀 걸어야 한다네? 월급 나오면 바로 갚을게. 딱 300만 원만...” 어머니는 의심 없이, 아들이 드디어 자리 잡았다는 기쁨에 목이 메어 돈을 보내주셨다. 통장에 숫자가 찍히는 순간, 죄책감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뜨거운 도파민이 채웠다. ‘엄마, 미안해. 내가 딱 두 배로 불려서 가져갈게. 이건 효도하기 위한 투자야.’

다음은 친구들, 그리고 전 직장 동료들. 거짓말은 처음이 어렵지, 두 번째부터는 숨 쉬는 것보다 쉬웠다. “교통사고가 났다”, “급한 합의금이 필요하다”. 나는 연기대상감 거짓말을 쏟아내며 돈을 끌어모았다.

다시 찾은 강원랜드 ATM 기기 앞. 빌린 돈 500만 원을 인출하려는데,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가락이 제멋대로 덜덜 떨렸다. 수전증 환자처럼. ‘진정해, 박진수. 넌 할 수 있어.’ 반대편 손으로 손목을 꽉 움켜쥐고서야 겨우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. 기계에서 현금 다발이 쏟아져 나왔다. 그 두툼한 돈뭉치를 손에 쥐는 순간, 신기하게도 떨림이 멈췄다. 약을 투여받은 중독자처럼, 나는 안도감에 긴 한숨을 내쉬었다.

다시 테이블 앞에 앉았을 때, 나는 이미 내가 아니었다. 따면 “역시 난 천재야”라며 딜러에게 팁을 뿌렸고, 잃으면 “저 딜러가 나만 노리네”라며 육두문자를 뱉어냈다. 시간 개념이 사라졌다.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 빵 하나를 입에 물고 게임을 했다. 하루가 이틀이 되고, 이틀이 사흘이 되었다. 씻지 못해 머리는 떡이 지고 몸에선 쉰내가 진동했지만, 아무래도 상관없었다.

내 눈엔 오직 다음 카드의 숫자, 그리고 칩의 개수만 보였다. 세상은 테이블 사각형 안으로 축소되었다. 그 밖의 세상, 가족, 미래, 빚... 그런 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. 나는 완벽하게 미쳐가고 있었다.